작업노트 1

2019. 6. 16. 18:02작업노트

이예슬 작업 기록

 

기록 1 ) 에코그린무빙가든

 

최근에 진행중인 <에코그린무빙가든> 을 기록하는것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사진에 보이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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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17동 앞

이 있다. 미대에서 편의점 가는길에 보이는 곳인데, 몇년 전에 법대쪽 건물 공사를 하고 생겼다. 사진에 보이는 갈색 벽돌 건물, 법대 17동 앞의 화단? 안이다. 여기서 작업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이 올렸더니, 김기주가 한때 탐났던 전시공간이라며 댓글을 달았다. 말로 설명만 해도 대부분 미대생들이 알만한 곳이다. 건물 바로 앞에 당연히 무언가를 둠직하게 생겼는데, 꽤 오랬동안 비어있었기 때문이다. 딱 한 가운데에 물건을 두고싶게 생긴 그런 공간이다. 경비실이 바로 앞에 있고, 쓰레기도 없고 잘 관리되어있다. 주변의 꽃과 나무와 풀도 다채롭고 하나하나 예쁘다. 무언가를 위해 준비된 공간같은데, 아무튼 몇년동안이나 아무것도 없었다. 

 여기다가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뭐 미대 동산에서 소조상을 몰래 훔쳐와서 잠깐 두고 사진이나 찍을까도 싶었다. 내가 만들었던거면 훔칠필요가 없지만, 내 소조상은 이미 옛날에 없어졌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새로 정성스레 소조상을 만드는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건 너무 큰 노력이 든다. 아마 만드는 중간에 재미없어서 포기할 것이다. (일단 공간이 너무 공식적이고 반듯하게 생겨서, 소조상이나 좀 보편적으로 보이는? 조각을 생각했다. 누구누구의 동상 같은것. 법대니까 법이랑 제일 상관없는사람이면 웃기겠다.)

 난 도둑처럼 몰래 뭔가를 두고싶었던 것일까? 그래도 될 정도의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오래 봤으니까? 학교니까?

((각주대신 들여쓰기가 더 직관적으로 보이고 나은 것 같다. 뒷부분에 이렇게 해보니 좀 괜찮은것 같아서 다시 올라와서 수정한다. 아예 상관이 없는 얘기는 아니지만 좀 옆의 얘기이기 때문에…))

(((들여쓰기를 이렇게 많이 하다보면 문단 폭이 좀 너무 좁아져서 싫다. 아니 폭이 좁아지는거는 괜찮은데, 지금처럼 페이지 끝이 가오는게 싫다. 스크롤로 볼 수 있는 방법으로 글을 읽을 수 있게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인터넷에 올릴수도 있을것이다..)))

((((4번째 괄호에 와서야 학교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학교가 좋다. 물리적인 의미에서 학교라는 공간이 좋다. 제도는 잘 모르겠다. 그치만 이 공간이 좋은 이유에 제도가 포함된것은 맞는것 같다. 학교가 왜 좋냐? 그것은 두 말 할것 없이 내가 다니는 곳 중에서 내가 가장 안전한 곳이기 때문이다. 무엇으로부터? 타인으로부터, 타인을 신경쓰는 나의 불안함으로부터. 학교에는 병적으로 공격적사람들이 별로 없다. 밖에 나가면 많다. 학교에는 깨끗하고 안전한 길과 쉼터가 있다. 밖에 나가면 별로 없다. 학교에는 나를 비난하는 시선이 없다. 밖에 나가면 많다고 /나는/ 느낀다. 학교는 완벽하다. 건물과 녹지의 비율, 보행자를 배려하는 자동차의 속도,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거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주는 사람들의 매너,  쓰레기통은 아침이면 항상 비워져있고, 고장난 것들은 어느새 고쳐져있다. 그런데도 학교가 안좋을수가? 병든자는 대학에 오라.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등록해라. 학교에 매일 오고, 학교 보건소에 가서        출신 의사의 진료를 3000원에 받고, 학교 밖보다 저렴한 약을 타먹고, 학생회관에서 무료로 양질의 상담을 받자. 책을 좋아한다면 책을보고, 영화를 좋아하면 영화를 보면 된다. 물론 당연히 모두 무료다…. 나는 밖에서 받은 상처를 학교에서 치유한다. 여기는 게다가 친구를 사귈 가능성까지 보장된 곳이다. 도대체 왜 학교를 싫어하는사람이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물론 그들은 제도를 싫어하는 것 같다. 그치만 나는 이 다양한 학교의 장점에 굴복하여 제도는 신경쓰이지 않는다. 감수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 급식이 유일한 끼니이며 선생님이 유일한 어른인 불우한 초등학생처럼, 나는 학교가 좋다.))))

(((((더 중요해서 다시 들여쓰는 점은 학교의 자연환경이다. 학교의 거의 모든 동식물은 잘 관리되고있다. 누구로부터? 관련된 내용을 연구하는 서울대 교수, 강사, 조교, 박사, 석사, 학부생들로부터…. 학교는 신도시나 영어마을처럼 아름다운 들판과 나무와 화단을 가지고 있다. 분당, 일산, 송도가 부럽지 않다. 계곡도 있고 산도 있다. 가난한 변두리에는 없는 푸른 나무와 흙길이 학교에는 있다. 원래 현대는, 자연조차도 발전된 곳에만 있다.)))))

(((((그래서 자연적인 풍경을 비트는 작업을 하기에 학교같은 장소보다 완벽한 곳은 없다고 느낀 것 같다. 울창한 숲이 원경으로 펼쳐져있고, 그 앞에 깔끔하고 정돈된 건물들이 중경으로, 그 건물에 어울리는 아담한 풀과 나무들이 근경으로 배치되어있다. 이렇게 완벽한 자연-도심의 밸런스를 갖춘 곳에 그 두가지의 혼종을 두는것이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혼종으로 내가 생각한것은 단순하게도 녹색이면서 인공품인 것이었다….)))))

((((((이 이미지를 콜라주처럼 만들어봐야할까?.))))))

 어쨌든 이 기록은 당분간 기억을 되살려서 쓰는것이고. 작업은 거의 다 진행되었다.. 사실 모양새는 완성이랄게 없고, 있다고해도 이미 완성이 되었지만, 아무튼 요번 예술주간에 했고, 앞으로도 좀 더 해보려고 한다. 그래서 오래전부터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예전 메모들을 최대한 들춰본다. 그리고 예전 드로잉들과 작업하면서 생각한 설계도? 낙서? 같은것들을 작업의 일부로 더해서 제작할까 생각중이다. 아마 음, 그냥 드로잉북 그 자체일것이다. 일단은. 앞면은 내 드로잉을 내가 다시하고 뒷면에는 컴퓨터로 작업한것들을 프린트해서 붙이려고 계획중이다. 앞면의 드로잉은 이미 거의 다 채워졌고, 컴퓨터 작업한 이미지도 이제 프린트만 하면 된다.

 (이거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디어스케치를 다시 스케치하여 옮기는 것. 작위적이라고 느꼈나? 그러면 안되나? 드로잉은 첨에만 가치있나?) 

((어 드로잉을 지금 이 기록에도 첨부하는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또 사진을 찍어서 넣어야하나…. 처음엔 종이에 손으로 기록할까 했는데, 손글씨는 느려서 놓치는 내용이 많다. ))

(((글을 축약해서 메모해두는 능력이 없어서 그런걸수도 있다. 대학국어 선생님이 그랬는데, 예전엔 도서관에서 메모해와야했기 때문에 다들 요약메모력이 더 높았다고 했다. 지금은 복사 붙여넣기, 사진찍기가 너무 쉬워서 아무도 요약메모 안한다구..)))

저번 학기가(2018-1) 끝날때쯤에, 학교에서 예술주간이라는 행사를 위한 전시 신청을 받는다는 공지를 봤다. 두루뭉술하게 머리를 떠돌던 아이디어와 저 공간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섞여서, 딱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행사에 참여하면 따로 힘들게 허가를 받을 필요도 없어서 안전할것이고, 돈도 준다고 했다. 어차피 하고싶은 작업이었으니 이번에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그러니까는, 이런 기회가 없었으면 아마 아무것도 안했을 것이다. 그냥 사진을 보거나 지나치면서 ‘아 저기서 뭐 하고싶었는데’ 라고 나도 생각했을 것이다. 다른사람이 한 것을 보고 댓글을 달거나… (이게 중요한것은 아닌데..

 그렇지만 사실 예술주간에 낸 기획안과 실제로 내가 한 작업은 아주다른… 아니 그냥 별개의 작업이다. 지금 깨달았기 때문에 지금 쓴다 (ㅜ ㅜ)  예술주간 전시 기획안에 낸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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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그린무빙가든 첫 드로잉

은 위와 같다.↑  법대의 장소를 보고 처음 기획한 것이 맞지만, 도대체 어디에서 무슨 생각이 섞인것인지 이동하는 녹색 정원을 상상했다. 법대 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저런식으로 아늑하게 꾸며진 작고 빈 공간을 발견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그리고 그런 공간을 직접 찾아다니고 거기에 펼쳐둘 수 있게 하려고 한 것이다.

(이동하고 펼쳐지는것은 근래에 많이 생각했던 조각가가 되는 방법과 관련이 있다. )

((조각가에 대해 쓴 토막글 1

‘조각가가 되려면 어떻게 하죠?’

Q 조각가 되는 법 

A …….

화가 말고 조각가, 예술가 말고 조각가가 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둘과 구분되는 조각가가 뭔가요?

뭐를 조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나는(우리는) 사실은 조각가인척하는 연출가가 아닐까요?

그런데 연출가가 더 좋은거 아닌가요?

그렇다면 나는 왜 ‘조각가’라는 말에 집착하는 것일까요?

도대체 조각이라는 말에 뭐가 있나요…?

무책임해도 될 것 같아서 조각가가 되고 싶은 걸까요?

그렇다면 조각가는 무책임하고, 연출가는 책임이 있다는 겁니까…?

일단 생각해본 일련의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1) 말하고 싶은,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골라낸다.

2) 그것들이 덩어리를 가지고 뒹굴거나 떠다니는 것을 상상한다.

3) 중립적이고 평범한 꼴을 향해 정신을 집중한다.

4) 설계하고 노동하며 1)을 잊는다.

5) 바닥에 세워지는 것들을 완성한다.

6) 온 마음을 다해 그것을 조각으로 대한다.

여기까지가 조각가에 대해 쓴 글 1이다.))

(((이후에 쓴 토막글이 하나 더 있다. 제목은 

“조각가 되기-임시방편”

 부동한 것, 큰 것, 영속적인 것을 만들고 싶다. 그런데 나는 그럴 수 없다. 땅도 없고 돈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것은 접거나 말려있다가 이따금씩 조립되어 펼쳐질 뿐이다. 모든 것은 일시적이고 가변적이다. 그래도 내가 나서서 못을 박고 세워두면 그것은 마치 기념비처럼, 얼마간은 서 있을 것이다. …… 가능하다면, 내가 느낀 모든 가벼운 것들을 가장 무겁고 거대한 것으로 바꿔 기념비를 세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 없다. 그래서 나의 모든 것들은 가변적으로 존재한다. 다달이 돈을 벌고 쓰고 등록금이나 월세를 내서 작업실을 사용할 권한을 얻는다. 그리고 항상 옮겨 다닐 준비를 한다. 나는 (우리는?) 이럴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 운명 속에서 그래도 기념비를 세워보자면, 그것은 다시금, 접혀있거나 말려있는 것이고 가변적인 것이다. 

 조립식이라는, 이동식이라는, mobile한 구조물을 만든다는 임시방편적 방법으로 조각가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 따라해본다. 그러니까 나는 조각가가 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말로만 조각가? 조각가라는 것이 되고싶기는 한데, 이제는 절대로 될 수 없는 없어진 직업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조각가라고 스스로를 부르고 내가 만든 것들을 조각이나 탑처럼 대하는지도 모른다. 유럽의 양반이나 우주의 해적처럼, 21세기의 조각가.)))

((((74동 우석갤러리에서 최근에 전시한 다른 작업의 경우에도 비슷한 생각을 하며 제작했다. 그것은 또 다른 작업에 해당하는 얘기니까 이후에 또 다르게 쓰여지지 않을까 싶다. 복잡하다.

 나는 어쨌든 ‘조각’ ‘조각가’라는 단어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왜 그런지, 그 개념을 어떻게 정의내리고 있는지, 또 그것이 진짜로 될것인지 말것인지를 정해가는 과정이다. 어쨌든 지금 단계에서 나는 조각-조각가를 전통적이고 이상적인 개념으로 보고있었으며, 이제는 그러한 방식의 조각이 실현될 수 없기 때문에 조각가라는 말도 사라질 직업의 하나로 간주했다. 그런 와중에 이상적인 개념의 조각가 되기에 계속 도전하는 중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일단 지금 찾은 방법은 조각이라고 부를 작품의 구현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작게 보관하거나 접어두었다가 완성된 모습을 위해 넓게 펼쳐지거나 조립되는 방식의 조각을 해보는 것이다. 그치만 이런 방법을 앞서 임시방편이라고 불렀고, 이후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러니까는, 이후에 충분히 다른 방법으로 변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어떤식이 될지는 당연히 아직 모른다….))))

아무튼 글을 시작한 <에코무빙그린가든>의 처음 계획 드로잉. 바퀴가 달린 박스를 펼치면 녹색 이불이나 방석등의 인공품이 펼쳐지면서 가짜 잔디와 숲을 따라하는 모양새를 내려고 했다.

중간에 다른 일을 하던 도중, 서치해서 봐버린 이미지1 Michael Levine이라는 무대 디자이너의 작업 이미지로, 정말 무대다. 바닥과 배경이 있고 숲과 풀밭을 구현했다. 주변이 검은 극장 안이라서 더 멋지다. 전혀 풀밭이 없을 것 같은 곳임이 부각된다. 이 무대가 멋있다는 말을 더 길게 쓰진 말자….

또 발견한 이미지 2장이 더 있다. 비슷한 느낌의 이미지를 추천해주는 웹사이트였기 때문에 우울해져서 여기서 그만뒀다. 맨 왠쪽은 자연적인 풀의 모양을 최대한 따라하려고 한 핸드메이드 러그이고, 오른쪽은 실제 디자인 제품으로, 녹색계열의 원단과 실을 이용해 녹지를 따라한 스툴과 카페드이다. 내가 구현하고싶었던 이미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이미지를 보고 바뀐 최종적인 <에코그린무빙가든> 처음 구상했던 장소에 설치한 모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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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그린무빙가든 첫 구상 장소 설치 모습 (서울대 관악캠퍼스 17동 앞)

처음 구상한 장소인, 법대 17동 앞에 놓여진 모습이 가장 좋다. 그 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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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동 이외의 설치 모습

사실 의미 없는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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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에 실린 에코그린무빙가든

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장소특수성도 없고, 딱히 어떤 정원의 모양새도 아니면서 정말 의자를 끌고다니기만 한 노동의 증거만 남은 기록물이 되어버렸다. 삭제해버리고 없었던일로 하는것이 나은가 싶은데. 일단 솔직한 작업 관찰이니까…. 

 아무튼 작업이 갑작스레 바뀌었다. 원래의 모양이나 재료는 다 삭제되었고, 초록색이라는 점만 공통될 뿐이다. 결국 완성한 작업은 녹색 플라스틱 의자 100개 수레에 실어 이동해서 아침엔 펼쳐두고 저녁엔 수거하는 작업이었다. 허가된 예술주간 5일 중 4곳의 장소에 설치했었다. 시작은 기획안의 드로잉 그대로였고 아무 변경 없이 그대로 제작만 하려고 하다가, 위에 첨부한 다른 사진들을 보게 되었다. 물론 설치작업으로 제작된 것들은 아니지만, 당시에 저 사진들을 보고 녹색 패브릭으로 바닥과 벽을 구성하는것이 너무 흔한 형식이라고 생각되었다. 물론 작업의 내용이 그 펼쳐지는 형식 하나뿐인것은 아니었지만, 당시에는 어쨌든 원래의 구상을 취소해야한다고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 작업의 형태를 바꾸면서, 다른것은 거의 생각하지 않고 실용적인 부분만 고민했다. 이동할 수 있는 무게에 펼치면 부피를 많이 채울 수 있고 저렴한… 그런 재료를 찾았다. 지원금으로 살 수 있을만큼에 조금 더 돈을 보태서 최대한 많은 의자를 샀다. 100개였다. 물론 의자로 정해지는 과정도 길었지만 그것은 가성비를 따져가는 서치시간이었다. 카페트나 천막, 그물은 높이를 주기가 어려워서 제외했고, 박스나 파레트같은 판재는 가격과 무게 문제로 제외했다. 또 야외에 두어도 괜찮은 것이어야 했고…. 결국 의자만한것이 없어서 그렇게 의자로 결정했다. 그리고 의자로 재료가 잡혀가면서 거의 동시에 서양식 미로정원의 모양새를 내야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부분에서는 글쎄 어떤 이유가 또 있을까…? 재밌어 보이니까? 싸구려 플라스틱 의자와 베르사유식 메이즈가든의 만남? 이런식의 자연물을 따라하는것을 예전부터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인조잔디 녹색 잎사귀모양의 로고 가짜 풀, 혹은 진짜인데 너무 가짜같은 식물들 같은것.. 인공 돌 인공 모래. 진짜가 아닌 자연… 그런게 너무 많은 동시에 초록색을 자연의 풍경으로 가져다두는 이상한 유머들..? 그런 유머들을 너무 오래 보고 혼자 재미있어해서 이제는 초록색이면 다 eco,,nature 가 되는 그런 시스템이 머리속에 자리잡힌 것일까? 녹색 네온싸인, 플라스틱, 까끌한 인조잔디, 초록색 페인트, 스티거, 종이같은것들을 풀때기처럼, 규칙없이 병치한것들이 왜그렇게 재밌을까 나는?)

((헉 혹시 가짜가 진짜인척 하는것이 좋은것일까,,? 그런것도 같다. 나는 가짜 물이나 가짜 불도 좋아하는 것 같다.))

일단 지금은 다시 다른 생각이 든다. <에코그린무빙가든> 의 스케치와 실제 완성된 의자모음 두 가지를 분리해서 각각 별개의 작업으로 다시 하는것이 맞는 것 같다. 고치는 것 보다는 원래 다른 각각의 작업이었으므로..

 아니 근데 내가 왜 가짜와 진짜에 대해서 쓴 것일까. ? 이것이야말로 바로 다시 기록해봐야할 부분이다. 인공과 자연에 가짜와 진짜를 대입시켜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 며칠만에 다시 쓴다. 매번 조금씩 내용을 늘리거나 바꾸면서 여러번에 걸쳐 쓰고있다. 저장해뒀던 파일을 다시 열 때마다 앞에 썼던 부분을 죽 읽는다. 바꾸거나 삭제할 곳이 없는지 찾는다. 그러면 안되는걸까? 사람은 자기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한다고 누가 그랬는데…. 완전히 솔직할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그때그때 바뀌는 마음따라 앞의 글을 다 조금씩 고쳐가야 하나? 아니면 매일의 날짜를 쓰는것이 중요한 것일까? 이전에 쓴걸 바꾸고싶더라도 그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은 아닌거같은데.)

(( 수업때 작업 기록을 글로 쓰는것에 관해 교수님이 얘기하신게 생각나는데, 작업 기록이 아니라 그냥 글쓰기에 관한 것이었나? 남에게 보여주는것을 전제로 하는 글은 내용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어야 한다는 말로 기억하는데 따로 메모한것이 아니라서, 내 기억이 틀린걸수도 있다. 아무튼 이 기록 문서(?) 는 그 전부터 시작했는데, 그 뒤로 계속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글쓰기는 무엇일까…? 나야 당연히 쓴대로 읽지만 다른사람들은 그렇지 않을것 같은데. 그래서 자꾸 말이 길어진다.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려고 한다. 물론 나중에 내가 보기에도 좋을것이다. 작업에 관한 관찰과 일기는 다른 것이지만 사실 둘이 잘 떼어지지 않는다. ))

기록 2) 가짜와 진짜로 부르는것이 무엇일까

(내용이 많이 달라질거로 생각해서 구분을 지었다. 작업을 관찰하고 그것을 글의 형식으로 옮기는것이 어려웠던것이 이런 점이다. 구분지을수록 반복되는 내용이 많아질것인데, 어떻게 같은말 또하지 않는 글로 안전하게 두는지 말이다. 예를들어 조각, 조각가에 관해 앞에 이미 썼지만, 같은 생각-내용이 또 반복될텐데. 글쓰기의 기술을 잘 익히면 해결되는 문제일까? 머릿속에 입체적인 거미줄을 한 방향의 글로 쭉 써내려가는 것이 답답하고 어렵다. 000 선생님이 수업때 발표했던 내용중에 링크, 하이퍼링크에 관한게 생각난다. 요즘 사람들은 머릿속을 그렇게 정리하는 것 같다. 당연하지, 인간은 아주 옛날부터 카테고리화와 각주달기를 해왔으니까…. 아무튼 그런 지식을 체계화하는 당연한 시스템 말고, 파란색 글씨에 밑줄이 있는 링크를 눌러 다른 가지의 내용을 알아가기 시작하는. 그런건 또 요즘에만 있는 모양새같다. )

 좀 위에 썼던 가짜 물, 가짜 풀, 가짜 불 에 대해서 정리해야 한다. 왜 가짜라고 부르는지? 아마 내가 떠올리는 것은 자연의 정보를 축약시킨 기호나 상징인 것 같다. 그런데 그 약속된 기호-상징이 마치 독립적인 것처럼 소비되는 것? (무슨말을 하고싶은 것일까 나는…? ) 독립했나? 그거랑 다른 내용인데…. 진짜 불에 데여보거나 물에 빠져보거나 풀밭에 파묻혀본 적 없는 의식으로 불양 그림, 물방울, 잎사귀 모양으로 그것들의 개념을 배우는 것. 그것이 가짜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럼 진짜 ~ 는 무엇인가? 존재하고 있는 실재의 그것을 뜻하는 것이 맞긴 하다. 진짜는 불이야 물이야 풀이야 했을때 그것 들이다.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뜨겁고 차갑고 싱그럽거나 혹은 전혀 다르게 생각하는, 아무튼 각자가 경험했을 실재의 그것들. 

그럼 내가 정리 할 필요가 있는것은 가짜다. 일단 계속 가짜로 부른다. 기호-상징-이미지-지칭 ~ 과 같은 정의가 많이 필요한 개념들을 정리한 적은 없지만 아무튼 이미지들을 받아들이는 변화를 마지막으로 본 시점에서 나는 그것을 가짜로 부르고 있다. 

 어떤 내용은 정리가 필요해보이고 어떤건 또 아니어보인다. 정리되면 이제는 재미가 없을것같기도 하다. (이거는 그냥 고급스러운 변명일수도 있다.)

 스크롤을 굴리면서 글을 다시 위아래로 본다. 지금까지는 생각이나 선택의 이유를 썼는데, 가짜라는 단어가 들어오니까 이유가 없다. 아니 없는게 아니고 숨어있는 이유를 찾거나 만들거나 그래야 한다. 이유가 없는지 있는지도 아직 모른다. 그래서 일단 지금 시점에서 쓸 수 있는 최대의 문장은 질문들이다. 생각해봤는데, 당분간 정리가 안 될 주제들이다. 지금 질문이라도 잘 해두면 나중엔 대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나는 

 가짜가 진짜인 척 하는것을 좋아하나?

 인공과 자연에 가짜와 진짜를 대입해서 생각하나?

 자연이라 하는것도 물, 불, 풀 쉬운 상징들이다. 

 빨강, 파랑, 녹색으로 정리가 되어버리네…?

(색이 중요한건 ((지금은)) 아닌것 같다)

 불에 데이고 물에 빠지고 풀에 묻혀봐야 그것을 아는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걸까? (앞에 그런 뉘앙스로 씀)

 불, 물, 풀로 검색했을때의 구글 이미지 검색결과

 

((주제를 괜히 나눴나 싶다. )))))

 나는 말장난, 농담을 너무 좋아한다…. 이런 점이 문제가 될 수도 있을까? 물, 불, 풀, 데이기, 빠지기, 뭍히기, 빨강, 파랑, 초록, 각각 딱딱 들어맞는게 너무 좋다.</ span> 농담만으로는 계속 할 수 없다. (없나?) 이런 나의 취향을 생각할때마다 죄책감처럼 000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농담하지마!” 농담하면서 농담하지 말라는 말이 떠오르는것도 희극적이지만, 진짜로 조금 마음이 무거워진다. 나는 장난이고 농담이고 웃기고 귀여운 것들에 책임감을 흘려보낸다. 그것이 좋은데 어떡하냐면서 책임지지 않는다.

( 괄호를 쓸 때마다 ‘괄호를 잘 닫자’는 나만의 작은 다짐이 생각난다. 그게 좋아서 괄호를  더 많이 쓴다.

((실제로 손으로 메모하면 괄호닫는것을 자꾸 까먹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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